철학책 독서 모임_박동수 (2022)

 

도서 정보

• 도서명:  철학책 독서모임
• 작가:  박동수
• 발행일: 2022
• 출판사: 민음사
• 페이지: 288p

 

모든 것에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자율성의 상태로는 의미 있게 살아갈 수가 없다. 세계와의 공명을 놓치는 허무주의적 상태로 들어가 버리게 되기 때문이다. 그러나 반대로 공동체와의 공명에만 집중하면, 그 공명이 어떤 구조 위에 놓여 있는지에 대해 무감해지기 쉽다. 요컨대 우리에게 남은 문제는 감사하는 인간과 비판하는 인간 사이의 균형 잡기다.
오늘날 우리가 일상에서 처하는 아주 흔하고 피부에 와 닿는 사례로 이를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보자. 윗세대가 저지른 잘못을 어떻게 비판할 것인가?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친 작가나 정치인이 죽었을 때 그의 과오와 성취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가? 상사나 클라이언트와 의견이 부딪칠 때 얼마나 감사를 전하고 어떻게 적절하게 대응할 것인가? 이 각각의 경우들마다 우리가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일반화되기 어려운, 미묘하고 복잡한 사태들이기 때문이다. …… 과거에는 감사의 과도함이 정당한 비판과 문제제기를 사전에 막았다면, 오늘날에는 비판의 과도함이 상황도 맥락도 고려하지 않은 채 증오와 혐오의 연쇄를 불러오고 있는 셈이다. — 5장 허무와 무기력의 시대 건너기: 『모든 것은 빛난다』